내일은 입춘 murmur 2009. 2. 3. 01:00

바야흐로 봄이 시작되어도 좋다고 허락되는 날이 내일이란다...
봄...
글쎄..
봄이 오면 좋아지는게 뭐가 있을까...

한동안 바닥을 치다 못해.땅을 파고 들어가던 기분이...
요즘은...
마치 인생의 마지막 깨달음까지 터득한 듯
너무 객관적이고..너무 건조하게 변해버렸다...

만성피로에 몸은 피곤해도 정신만은 말똥말똥 잘 버텼다 싶었는데
요즘은..
마음까지도 만성피로에 물들어버렸다...
먹먹하고...깜깜하다...

아무래도..
자꾸만 작아지는 희망의 크기 때문이지 싶다..

보여지고 수치화 되는 가치들로만 새로운 계급이 생겨나고...
그 계급 중에서..
그저 맨 밑바닥 계층으로만 떨어지지 않기를
가느다란 자존심으로 버티는 하루하루가 허탈하다고 해야하나...

나의 노력과는 아무 상관없이 흘러가는 시간들이...
점점 더 무섭게 느껴진다..

그래서..
하루 하루 흘러 봄이 되는게 겁나고..
여름 되는건 더 겁나고..
가을 되는건...차라리 피하고 싶기만 하다..

사실..
내가 뭔가를 생각하고 산다는 그것조차도
사치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생각을 할 수 있는 그 정도의 사치만큼은 죽을 때까지 부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