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걸음 murmur 2010. 1. 15. 02:29
결혼을 한 그 날 이후
나는
마치 제자리에서 한 걸음도 못가고 그대로 주저앉아 있는 사람같다...

이젠 훌쩍 자라 나보다 더 키가 큰 아들녀석과
벌써 태어난지 50개월이나 된 딸아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울을 보면
도저히 나라고는 상상도 안되는 인물이 떡하니 서있음을 눈으로 확인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치 땅에 박혀서 오도가도 못하는 자동차 바퀴 같은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어디라도 가서 이렇게 복잡하고 지루한 머릿속을 털어내고 오면 좋아질까...
하긴..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책임질 필요없고 아무것도 생각할 필요없는 곳에 가서
딱 3개월만 있었으면 좋겠다..
몸도 마음도 가볍게 덜어내는 작업을 하고 나면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좀 더 씩씩한 모습으로
앞으로 10년 정도는 정말 열심히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겐 어른으로 사는거 엄마로 사는거 아내로 사는거 며느리로 사는거
이런게 너무 너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