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이가
감기 몸살로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습니다만..
유치원에 안간다는 소리는 안했거든요...

근데 그저께부터 아침에 노란버스 타기를 거부...
제가 업고 데려다주면 간다고 하길래
이틀을 데려다줬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안간다고 울고 난리가 난거에요...
그래도 혹시나 해서
가방 챙기고 옷입혀서 살살 꼬셔보니...
집밖에 나가기는 하더라구요...

노란 버스 앞에서 결국은 안타겠다고 울고 버텼지만요...ㅠ.ㅠ

다시 집으로 들어가는건 아니다 싶어
서현이가 가고 싶어하는 곳부터 들렀습니다..
가게에도 들리고
소아과에도 들리고(여기서 사탕 얻어먹는걸 좋아해서요..ㅋㅋㅋ)
약국에도 들렀습니다...

녀석을 업고 일부러 유치원 쪽으로 걸어갔는데요..
엄마랑 같이 유치원에 들어가면 자기도 간다는거에요..ㅎㅎㅎㅎ
그게 뭐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그러마 하고 같이 들어가서 신발도 갈아신겨주고 교실까지 데리고 갔습니다...

그런데..
막 울잖아요..집에 가고 싶다고 말이죠..ㅠ.ㅠ
오늘은 유치원에서 입학축하 파티를 한다고 선생님들이 준비를 되게 많이 해놓은 날인데
녀석이..
집에 가고 싶기도 하고...거기서 놀고 싶기도 하고 막 갈등하는 목소리로 울더라구요...^^;;
그래서 집에 데리고 오는건 아니다 싶었지요...

살살 꼬셔서 이야길 들어보니...

어제 체육시간에
친구끼리 안아주고 간지럼도 태우고 손잡고 뛰고 그런 놀이를 했나봐요..
이서현양...
엄마 외의 사람들과의 스킨쉽이 부족했던겁니다..ㅠ.ㅠ

아빠는 거의 남같고..
오빠는 자기 몸에 손만 닿아도 저리가라고 밀어내고
친척들이 주변에 있는 것도 아니고..
서현이를 자주 안아주는 사람이라곤 저와 탱이이모 밖에 없으니
녀석의 입장에서 친구가 꼭 안아주는게 정말 싫었던거에요..

엄마나 이모가 아닌 사람은 안아주는게 아니란 생각이 머리 속에 박혔던거죠...
엄마나 이모가 아닌 사람의 몸에 손을 대는건 그 사람에게 나쁜 일을 하는거라고 생각한겁니다..

그래서..유치원도 안가겠다 막 버텼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도 이런 이야기를 해드렸어요...^^;;

암튼..
원감선생님이 잘 다독여주시고 서현이를 전담해 주시는 틈을 타서
저는 무사히(?) 유치원에서 탈출을 했습니다...

서현이가 좋아하는 가래떡이랑 증편 사서 집으로 왔네요...
내일 모레 이틀은 집에서 쉬는 시간이니..
이틀 동안 좀 재미없게(?) 놀아주면
월요일엔 가고 싶어하겠지요...

애들 키우는게 쉽지가 않아요...^^ 산너머 산이라고 할까요...

하긴..강현인 5살 때 거의 반년은 자체 방학이었어요...ㅋㅋㅋㅋ
마음이 아파서 못가겠다고 토하고 뒹굴고 난리쳤..ㅠ.ㅠ
그래도 지금은
알아서 잘하는 모범적인 어린이가 되었지만요..ㅋㅋㅋㅋ